막창집에서 팥빙수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평창 봉자막창에서 두 번째 방문 때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송천 2길 2에 위치한 이곳은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 평창의 핫한 맛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는 올해 평창을 딱 두 번 왔는데, 두 번 다 이 집을 찾았을 정도입니다.

1+1 세트 구성, 생각보다 훨씬 전략적입니다
봉자막창의 가장 큰 특징은 1+1 세트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1+1이란 단순히 막창 한 접시를 주문하면 한 접시를 더 준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쉽게 말해 두 가지 메뉴를 조합해서 한 세트로 구성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전략적입니다.
저는 첫 방문 때 양념막창과 생막창 조합을 선택했고, 두 번째엔 우삼겹과 냉삼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우삼겹은 소의 양지 부위에 붙어 있는 살코기로, 흔히 차돌박이와 헷갈리는 분들이 많은데 완전히 다른 부위입니다(출처: 축산물품질평가원). 차돌박이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육즙과 식감은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막창은 냄새 때문에 평소 잘 안 먹는데, 여기선 잡내가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막창집이 실력 있는지 없는지는 전처리에서 갈립니다. 봉자막창은 막창 특유의 비린내를 완벽히 제거한 상태로 내오기 때문에, 막창 초보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껍데기 굽는 법부터 다릅니다
이 집의 또 다른 포인트는 돼지껍데기 조리법입니다. 보통 껍데기는 기름이 많이 튀어서 구울 때 불편한데, 여기서는 호떡 눌러 굽듯이 눌러서 구워줍니다. 이 방식은 기름 튐을 방지할 뿐 아니라 껍데기가 바삭하게 익으면서도 안쪽은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게 만듭니다.
목살도 일반 고깃집과 다르게 손질합니다. 목살은 지방층과 살코기층이 교차로 분포된 부위인데, 여기서 목살이란 돼지 목 부분의 살로 마블링(지방이 살코기 사이사이에 퍼진 상태)이 풍부한 부위를 말합니다. 사장님이 직접 지방과 살코기가 층층이 보이도록 자르는데, 이렇게 자르면 한 입에 지방과 살코기를 동시에 먹을 수 있어 풍미가 극대화됩니다.
냉삼은 차갑게 숙성시킨 삼겹살로, 실온 삼겹살보다 육즙이 덜 빠지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냉삼을 구울 때 새송이버섯으로 불판 입구를 막으면, 흘러내리는 돼지기름이 새송이에 스며들어 별도의 새송이구이가 완성됩니다. 솔직히 이 팁은 저도 여기서 처음 알았습니다.
팥빙수 무한리필, 겨울에도 가능합니다
계란찜, 라면, 팥빙수가 무한리필입니다. 특히 팥빙수는 겨울에도 제공되는데, 눈 오는 날 고기 먹고 후끈할 때 팥빙수로 마무리하는 맛은 생각보다 중독성이 강합니다.
팥빙수 자체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고 추억의 기본 팥빙수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콘플레이크가 들어가 있어 씹는 재미가 있고, 무엇보다 무제한이라는 점이 큽니다. 일반적으로 고깃집에서 팥빙수를 파는 곳은 있어도, 무한리필로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출처: 외식업중앙회).
저는 두 번 방문 다 1인당 계란찜 하나씩 시켰는데, 계란찜도 무한이라 부담 없이 추가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라면은 따로 시키진 않았지만, 고기 먹다가 출출할 때 국물 요리로 한 그릇 시키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예약 불가, 웨이팅 각오해야 합니다
봉자막창은 예약을 받지 않습니다. 현장 선착순이기 때문에 일찍 가서 자리를 잡는 게 필수입니다. 저는 두 번 다 평일 저녁 6시쯤 갔는데도 자리가 거의 다 찼습니다.
식당 분위기는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와서 즐기는 곳입니다. 그만큼 시끄럽습니다. 제가 직접 가봤는데 조용히 먹고 싶은 분들에겐 비추입니다. 가족 단위, 회식 단위로 오는 테이블이 많아서 웅성웅성한 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닭발을 먹어보려 했는데 소진되어서 못 먹었습니다. 닭발은 하루에 준비하는 양이 한정적이라 일찍 나가는 편이라고 합니다. 결국 막창, 생삼겹, 우삼겹, 냉삼만 먹을 수 있었는데, 이것만으로도 배는 충분히 찼습니다.
봉자막창이란 이름은 사장님 어머니의 이름 '봉'자와 아들을 뜻하는 '자'를 합쳐서 지은 이름입니다. 식당 이름에 가족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평창에서 막창집을 찾는다면, 특히 팥빙수를 좋아하거나 1+1 세트로 다양한 메뉴를 즐기고 싶다면 봉자막창을 추천합니다. 단, 예약이 안 되니 일찍 가시고, 시끄러운 분위기가 괜찮으신 분들만 가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