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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라 맛집 추천 (엘 라코, 돈 데니스, 스키장 식당)

by iyoulifeday 2026. 2. 27.

안도라에서 식사할 곳을 찾다 보면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낀 지리적 특성 때문에 메뉴가 다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어디를 가도 빠에야와 타파스 일색이라 조금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스키장 안에서 즐기는 식사와 도심 속 해산물 레스토랑의 경험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제가 직접 방문한 엘 라코 데 솔라넬레스와 마리스케리아 돈 데니스, 두 곳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안도라에서 식사 장소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솔직한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엘 라코 데 솔라넬레스(El Racó de Solanelles) 사진
엘 라코 데 솔라넬레스(El Racó de Solanelles)

 

스키장 안에서 즐기는 스테이크, 엘 라코 데 솔라넬레스

엔캄프의 푸니캄프 곤돌라 상단에 위치한 엘 라코 데 솔라넬레스는 해발 2,350미터 고지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해발 고도란 해수면을 기준으로 얼마나 높은 곳에 위치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이 정도 높이면 공기가 희박해 체감 온도도 평지보다 훨씬 낮습니다. 스키를 타지 않는 사람도 곤돌라로 쉽게 올라갈 수 있어서, 겨울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합니다(출처: 그랑발리라 공식사이트).

저는 슬로프를 타다가 점심시간에 이곳으로 들어갔는데, 어마어마한 크기의 스테이크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안도라는 물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고기 양을 보니 가격 대비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간 지인들과 와인을 곁들여 여러 요리를 주문해서 나눠 먹었는데, 추위에 지친 몸을 녹이기에 딱 좋았습니다.

내부는 목재와 석재로 꾸며진 전통적인 산장 분위기였고,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실내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투명 천막이 있는 야외 테라스에서 난로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눈 덮인 산을 바라보며 먹는 식사는 확실히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 레스토랑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점심 식사는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제공됩니다.

아로스(Arroz)라 불리는 스페인식 밥 요리도 유명한데, 여기서 아로스란 스페인어로 '쌀'을 의미하며 빠에야와 비슷하지만 조리 방식이나 재료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존재합니다. 셰프 안토니오가 직접 만든 해산물 아로스나 세피아 잉크 아로스는 1인분으로도 주문할 수 있어 부담이 적습니다.

도심 속 해산물 맛집, 마리스케리아 돈 데니스

안도라 라베야 시내에 위치한 마리스케리아 돈 데니스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으로, 현지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곳입니다. 저는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는데, 저녁 시간대에는 자리가 금방 차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조스퍼(Josper) 숯불 그릴을 사용하는데, 조스퍼란 스페인에서 개발된 고온 오븐 겸 그릴로, 섭씨 35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고기를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히는 조리 방식입니다.

저는 첫 끼로 빠에야를 선택했습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요리이기도 하고, 안도라가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현지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빠에야는 발렌시아 지방의 전통 쌀 요리로, 사프란으로 노랗게 물들인 쌀에 해산물이나 고기를 넣어 조리합니다(출처: 스페인 관광청).

서빙을 담당하신 나이 지긋한 분은 상당히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고, 음식의 익힘 정도까지 세심하게 체크해 주시는 모습에서 오랜 경력이 느껴졌습니다. 타파스 메뉴도 풍성했는데, 다음과 같은 종류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 파타테스 브레이브스: 감자튀김에 매콤한 소스를 얹은 요리
  • 감베스: 큼직한 새우구이
  • 갈리시아식 팝: 문어를 삶아 올리브 오일과 파프리카로 간한 요리

이곳은 앙트레코트 드 부(소 등심), 필레 드 부(안심) 등 육류 요리도 다양하게 제공하며, 주문 즉시 고객 취향에 맞춰 준비되는 스테이크 타르타르도 인기 메뉴입니다. 터봇 필레, 플란차에 구운 에스카말란(큰 새우) 등 해산물 요리의 신선도도 뛰어났습니다.

안도라 음식의 특징, 안단테 빠에야와 쌀 요리

안도라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양국의 음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비슷한 메뉴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빠에야는 거의 모든 식당에서 제공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가 여러 곳을 다니며 느낀 점은, 안도라에서 제공하는 빠에야는 '안단테(Andante)' 스타일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안단테란 음악 용어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걸어가듯 천천히'라는 뜻인데, 요리에서는 쌀을 완전히 익히지 않고 약간 덜 익은 상태로 서빙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조리법은 쌀알의 식감을 살리고 쫄깃함을 더하기 위한 것인데, 한국인 입맛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한두 번은 신선했지만, 여러 날 연속으로 먹다 보니 조금 질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쌀을 완전히 익혀서 부드럽게 먹는 문화가 익숙하다 보니, 딱딱한 식감의 쌀이 계속 나오면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중해 연안 지역의 전통적인 조리 방식이고, 현지에서는 이 식감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지 음식을 즐기면서도 나를 챙기는 방법

안도라에서 식사하면서 제가 느낀 가장 큰 고민은 '현지 음식을 존중하면서도 내 입맛을 포기하지 않는 것' 사이의 균형이었습니다. 물론 여행의 묘미는 그 나라의 음식을 경험하는 데 있지만, 매 끼니를 낯선 음식으로만 채우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저는 하루 한 끼 정도는 현지 음식에 도전하고, 나머지는 내가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조율했습니다.

특히 스키를 타거나 트레킹을 할 때는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익숙한 음식으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엘 라코 데 솔라넬레스 같은 곳에서는 스테이크나 구운 고기처럼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어서 부담이 적었습니다. 반면 마리스케리아 돈 데니스 같은 곳에서는 다양한 타파스를 시켜서 여러 가지 맛을 조금씩 경험하는 방식도 괜찮았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안도라의 음식이 제 입맛과 완벽하게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역의 특색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함께 간 지인들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자체가 행복했고, 처음 접하는 조리 방식과 식재료를 경험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안도라는 작은 나라지만 스키장 안에서의 식사부터 도심 속 해산물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미식 경험을 제공합니다. 다만 음식 선택에 있어서는 자신의 입맛과 컨디션을 먼저 고려하되, 현지의 특색을 존중하는 태도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완벽하게 맞는 음식을 찾기는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맛을 발견하는 재미도 분명 있으니까요. 안도라를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스키장 식당과 도심 레스토랑을 골고루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www.grandvalira.com/en/leisure-dining/restaurants/el-raco-de-solanel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