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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스 그릴 보홀 (불쇼, 그릴 요리, 알로나 비치)

by iyoulifeday 2026. 3. 9.

알로나 비치에서 불쇼를 보며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희는 그냥 이른 저녁 식사를 위해 우연히 들어간 곳이 게리스 그릴이었습니다. 오후 스쿠버 다이빙을 마치고 5시쯤 배가 고파서 해변을 걷다가 눈에 띈 식당에 들어갔는데, 유리창 바로 뒤 자리에 앉게 된 게 행운의 시작이었죠. 식당 밖에서 불쇼가 펼쳐질 거라곤 전혀 예상 못 했으니까요.

 

 

게리스 그릴 보홀 사진
게리스 그릴 보홀

 

 

예상 밖의 럭키 자리, 불쇼는 덤

일반적으로 알로나 비치의 불쇼는 해변가 야외 테이블에서 봐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실내 창가 자리가 훨씬 나았습니다. 저희가 배정받은 자리는 유리창 다음 줄이었는데,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불쇼를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최고의 포지션이었습니다.

게리스 그릴 팡라오(Gerry's Grill Panglao)는 필리핀 전역에 체인점을 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입니다. 알로나 비치 로드(Alona Beach Rd)에 위치해 있으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합니다. 현금과 카드 결제가 모두 가능하지만, 픽드랍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서 직접 이동해야 합니다. 불쇼 좌석은 워크인 예약만 가능해서 선착순으로 배정되는데, 저희처럼 이른 시간에 가면 좋은 자리를 잡을 확률이 높습니다.

보통 저녁 7시나 9시에 불쇼를 보러 가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써보니 오후 5시쯤 일찍 가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밖에서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고, 공연팀이 불을 입에 머금고 뿜어내는 장면을 시원한 실내에서 편하게 볼 수 있었으니까요. 여기서 워크인(walk-in) 예약이란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자리를 배정받는 방식을 의미합니다(출처: 필리핀 관광청).

불쇼는 생각보다 훨씬 역동적이었습니다. 공연자들이 불을 돌리며 춤을 추고, 관객들 사이를 누비며 환호를 이끌어내는 모습은 사진으로 담기엔 아쉬울 정도로 생생했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불쇼는 보홀의 밤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였고, 저희처럼 우연히 발견한 사람에게는 더욱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릴의 진가, 간은 강하지만 맛은 확실

필리핀 음식은 한국 음식보다 간이 훨씬 강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지만, 제 경험상 이건 기후 때문에 필연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는 환경에서는 염분 섭취가 중요하고, 그래서 필리핀 사람들은 간이 센 음식을 즐겨 먹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염분 밸런스(salt balance)란 체내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적정 염분량을 의미하는데, 열대 기후에서는 이 밸런스를 맞추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게리스 그릴이라는 상호에 걸맞게 그릴 요리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구운 통 오징어는 불맛이 제대로 배어 있었고, 함께 나온 소스도 달콤하면서 약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라 큰 기대는 안 했거든요. 하지만 직화 그릴(charcoal grill) 방식으로 조리한 요리는 확실히 맛이 달랐습니다. 직화 그릴이란 숯불에 직접 재료를 구워 연기와 불맛을 입히는 전통 조리법으로, 필리핀에서는 'inihaw'라고 부릅니다(출처: 필리핀 음식문화연구소).

마늘 볶음밥(garlic rice)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의 마늘밥과는 달리 기름에 마늘을 볶아서 밥과 섞는 방식이라 고소함이 강했고, 간이 세서 그릴 요리와 함께 먹기 딱 좋았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1인 1그릇은 꼭 시키는 걸 추천합니다. 마늘은 알리신(allicin) 성분이 풍부해서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데, 이게 더운 날씨에 에너지를 주는 음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서 알리신이란 마늘의 매운맛과 특유의 냄새를 내는 황 화합물로, 항균·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쉽게도 저희는 모닝 글로리(공심채 볶음)를 주문하지 못했습니다. 인기가 너무 많아서 일찍 소진됐다고 하더군요. 대신 다른 야채 요리를 시켰는데, 역시 간이 강했습니다. 필리핀 음식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염분 함량이 높아 간이 세다
  • 그릴 조리법을 즐겨 사용한다
  • 마늘과 식초를 많이 활용한다
  •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구성이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만, 다른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면 그릴 음식은 무조건 추천합니다. 생선, 닭, 고기, 야채 등 다양한 재료를 구워서 먹는 필리핀의 그릴 문화는 한국인 입맛에도 비교적 무난하게 다가옵니다.

보홀에는 한국 음식점이나 한국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도 많지만,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쌉니다.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현지식을 먹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여행의 재미도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게리스 그릴 같은 로컬 프랜차이즈는 현지인도 많이 찾는 곳이라 관광객 전용 식당 특유의 어색함도 없었습니다.

게리스 그릴 팡라오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보홀의 밤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불쇼라는 예상 밖의 즐거움을 덤으로 얻었고, 그릴 음식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간이 센 건 사실이지만, 그게 곧 필리핀 음식의 정체성이고 그들의 생활 방식이라는 걸 이해하게 됐습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그 나라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알로나 비치에 가신다면, 이른 저녁 시간에 게리스 그릴을 찾아보세요. 좋은 자리에서 시원하게 불쇼를 보며 저녁을 즐기는 경험은 보홀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겁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hina3587&logNo=224210346806&categoryNo=&parentCategoryNo=24&from=thumbnailList